성적이 뜨다..

Diary 2006. 2. 1. 18:53

성적이 뜨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성적이란 녀석은 내 기대와 다르게, 보란 듯이 배신을 때렸다.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아무 말도 못하고 기운을 쭉- 빼놓은 채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번엔 뒷수습이 좀 힘들겠다. 역시 또 이번에도, '어중이떠중이 성적이라고 해서 어중이떠중이 의사가 되는건 아니다'라는 믿음과 '내 나름대로의 미래에 대한 노력과 열의가 있으면 된다'는 확신으로 무장을 한 채, 변명 아닌 변명을 머리 속으로 억지로 되뇌인다.

화도 약간 나고 그 동안 쌓였던 우리 학교의 불합리에 대한 불만도 있어서, '의대의 모순점'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다가 그냥 지워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렇게 내 생각과 내 말에 자신감없는 소인배가 되어버렸다. 나의 이러한 변화는 이 곳의 불합리와 모순을 어느 정도 대변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냥 '이놈의 뭐 같은 곳'을 어서 벗어나고 싶다는 심정이다. 이 심정은, 이 곳을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공감할 수 없고, 그리고 이 곳을 경험해 보았더라도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나는 '뭔가 대단해보이는 의대생' 혹은 '우스운 패배주의자' 둘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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