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15. 9. 22. 02:59

정답을 알고 나면 세상 어떤 일이든 별게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틀린 문제의 정답지를 보고나면 '정말 아깝다', '실수다'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결코 아까운 것도 아니고 실수도 아니다. 그냥 부족했던 것, 몰랐던 것, 그 뿐이다. 더 이상 변명할 필요도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남의 실패나 실수에 대해서 조언을 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마치 정답지를 보고서 문제를 풀어보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결과론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세상 모든 일들을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고 남들을 하나같이 우습게 본다는 것. 그래서 남들을 평가하고 조언하고 비판하기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다. 그렇기에 세상 모든 일들은, 결과를 놓고 사람을 평가하기보다는 과정을 놓고 사람을 평가해야한다. 그리고 자신 또한, 결과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 아니라 과정을 하나하나 완성해나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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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니까' 당연히 해야하는 걸로 받아들여지던 관습들로 부터 많이 자유로워졌고, 오히려 '여자니까'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직까진 사회 진출에 불리함이 남아있긴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로 태어나서 차별을 받고 손해를 보고있다는 의식이 남아있다는 건, 아직 사회에서 여자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남성들이 '여성 전용'이라는 역차별적인 시설과 제도가 만들어짐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것도 내심 남성으로 활동하는게 더 유리한 사회라는 걸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점점 '남자니까' 당연히 해야하는 걸로 여겨지던 것들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이젠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남자들도 무척 많아졌다는 증거가 아닐런지.

남자니까 여자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져주고 늘 배려해야한다. 남자니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만큼 강해야 하며 매사에 쿨하고 멋져야한다. 남자니까 군대에 가서 우리 나라를 지켜야 한다. 남자니까 여자가 추근덕거려도 수치심을 느끼지말고 넘어가야 한다. 남자니까 가정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 남자니까.. 남자니까.. 막상 남자들도 '남자니까' 당연히 따라야하는 걸로 여겨지는 굴레를 많이 가지고 있고, 여자들도 반사 이익을 당연하게 누려왔다. 이러한 불합리한 굴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놓고 부끄러워하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현실을 보면, 이 역시도 어지간히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관습들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겠지만, '남자니까' 당연히 해야되는 걸로 받아들여지던 관습으로 부터 자유로울 날도 언젠가는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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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란 참 위대하다.

예전에 오토바이 사고로 허벅지의 반쪽이 훼손된 한 환자의 조직 재생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사실. 그리고 요즘 들어서 다시 느끼고 있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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