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15. 12. 7. 16:11

혼자였을 때는, 내 모든 것들이 오롯이 나의 것이기 때문에, 살면서 마주치게 되는 선택이나 도전에 있어서 두려움이 없었다.

잃어버리고 넘어져도 그 고통을 나 혼자 감당하면 되는 것이고,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모든 걸 잃어버린다 할지라도 묵묵히 털어내고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둘이 되고 나선, 내 모든 게 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선택과 도전의 결과에 있어서 항상 두려움과 미안함이 앞선다.

예전 같았으면 별게 아닌 것처럼 느껴질 작은 실수라도, 피해를 나 혼자서만 감당하고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아픔이 훨씬 더 고통스럽고 털어버리기가 힘들다.

인생에 있을 모든 일들을 내 가족과 함께 의논하고, 같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겠지...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살아가는게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 있겠지.. 참 힘들다.

삶에 있어서 늘 좋은 일만 있진 않고, 늘 승승장구하며 살긴 어렵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큰 실패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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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의욕이 불타오르던 젊은 시절이 차차 익어 가려니까- 고민도 많아지고 겁도 많아진다. 그리고 사랑이 깊어지고 지킬 것도 점점 많아지다보니, 더욱더 두려움과 잡스러운 생각이 많아진다.

내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행복에 있어서,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래서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짜 행복이라는 게 어디있는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

버릴 건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 사람의 시간과 열정에는 한계가 있으니, 중요치 않은데에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지 말고, 적절히 버려가며 진짜 행복을 위한 선택에 투자를 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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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초보 때는 모든 수술이 쉬워보이고, 금새 잘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식이 쌓이고 경험이 늘어날수록 생각은 더욱 깊어지고 고민하고 고려해야할 것들도 많아진다. 그러다보니 쉽게 느껴졌던 수술들도 오히려 더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중요한 건, 초보 때는 쉬워보여서 쉽게 도전하지만 그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가 못하고, 경험이 늘게 되면 점차 힘들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결과는 전보다 훨씬 나아진다.

삶을 살면서 겪게되는 과정도 별반 다를바가 없다. 뭐든- 무르 익어야 한다... 어렵게 느껴지는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실수도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실수가 복구 가능한 정도라면, 그리고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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