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①

Photograph/Trip 2014. 1. 31. 22:38

올 겨울 초에 필리핀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으로 가보는 휴양지로의 여행이라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었고, 휴식도 취하면서 동시에 알차게 구경하고 놀다 오겠다는 의욕 속에서 - 이것저것 열심히 알아보고 준비해서 다녀왔다. 좋은 평으로 가득찬 후기들을 읽으면서 '너무 눈이 높아졌다가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별로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지만.. 실망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다.

할거리고 많고, 볼거리고 많고, 먹거리도 많은 - 세박자를 모두 갖춘 - 보라카이 여행 강추!

 

보라카이 여행은 대부분 3박 5일 일정으로, 가는 길은 아침 일찍이고, 돌아오는 길은 늦은 새벽 시간이다.

아침 일찍 한적했던 공항 풍경. 면세점 오픈 시간과 비행기 출발 시간이 얼마 차이가 안나서,

한적하게 면세점 쇼핑을 즐기지 못한게 아쉬웠다. (사실 특별히 살 것도 없긴 하지만..)

 

비행기 밖 풍경.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하늘에서의 풍경. 구름이 좀더 가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살짝.

 

세부 퍼시픽 항공을 타고 깔리보 공항에 내렸다. 추운 날씨에서 갑자기 후텁지근한 날씨로 변하니 적응이 안된다. 여기서부터는 밴을 타고 1시간 가까이 이동을 해서 까띠끌란의 선착장까지 가야한다.

 

차 타고 가는 길거리 풍경. 보라카이는 관광지라 그나마 발전되어있지만, 길거리에 집들은 무척 허름하다.

이 사진 같은 건물들은 그나마 나은 축. 나무로 우거진 동네에 있는 집들은 정말 거의 무너져가는 수준이다.

 

우리가 타고갈 배. 이런 통통배를 타고선 보라카이 섬까지 이동한다. 섬까지의 거리는 무척 가까워서 잠시 바다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해버린다.

 

드디어 힘들게 보라카이 도착. 생각보다 크지 않은 섬에, 길가엔 여러 음식점과 상점들로 가득차있다.

날씨가 덥지만 불쾌하지 않고, 시원한 바닷 바람에 기분이 좋다.

비치에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음료 마실 자리도 널렸고, 야자수와 해변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바로 유명한 망고쥬스 가게인 마냐나로 이동. 이번 여행에서 망고는 정말 질리도록 먹고 오기로 했다.

 

보라카이 있는 동안 묵게 될 Uptown resort. 새로 지은지 얼마 안된 리조트라서 시설도 깨끗하고, 직원들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안타깝게도 여행 직전에 큰 태풍이 필리핀을 휩쓸고가서 전기 공급 시설에도 타격을 입었는지, 섬 전체가 정전이 되어있었다.

보라카이 내부 발전을 가동시켜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필요한만큼의 정해진 시간에 전기를 쓸 수 있었고, 업타운 리조트 내의 자가발전기는 없었기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생활하기로 결정했다.

이래저래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 덕에 숙소에서 빈둥거리지 않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건 좋았다.

 

 

묵었던 프리미어 룸. 예약하면서 보았던 사진들과 똑같다.

오래된 리조트들은 내부에 불결한 사용흔적이 남아있는 경우도 많고, 청소도 잘 안되어있기도 하고 그렇다던데, 여기는 내부 시설들도 깨끗했고,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있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프리미어룸 부터는 실내 수영장과 같은 층이라 수영장 사용이 유리하다는 사실~!

 

보라카이 섬까지 들어오는 이동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첫 날은 특별한 구경을 못하고 보낸다고들 했지만.. '보라카이의 처음과 마지막은 세일링 보트로 시작하자!' 는 각오를 하고, 첫 날 늦은 오후에 세일링 보트를 타고 보라카이 바다 바람을 맞으며 노을진 석양 풍경을 구경했다.

보라카이에서의 세일링 보트는 저녁 5시 이후가 좋다고 한다.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이 5시 반이라고 한다.) 해가 질 즈음되면 바다로 나가기에 그리 덥지도 않고, 보라카이에서의 석양이 보여주는 운치가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날에 햇볕 짱짱할 때 세일링 보트를 다시 타본 결과, 낮에 타는 세일링 보트도 덥기는 커녕 추울 정도로 시원하게 바람이 불었고, 빠르게 바다를 가르며 보는 쨍쨍한 바다 풍경도 정말 볼만했다.

 

늦은 저녁까지도 활기가 가득하다. 저녁 관광의 메인 거리인 D-mall 은 밝고 사람들도 많아서 안전했다. 늦은 시간까지도 술 한 잔 하러 나오는 관광객들이 많아보였다.

 

한국 사람들에게 유명한 식당. 발할라 레스토랑.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 평을 들었는데, 상대적으로 좀 비싸긴 했지만 분위기도 괜찮고, 식사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첫날 저녁은 분위기 내보며 푸짐하게 먹어보자고 샐러드와 스테이크를 시켰다.

양도 푸짐하고, 가격은 한국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약간 저렴한 정도? 가격이야 산미구엘 한병 시켜먹으면 뭘먹어도 싸게먹는 느낌 ㅋㅋ 짭쪼름하니 맥주 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길거리 화가. 티셔츠 위에 각기 다른 분위기의 배경으로 글자 모양을 채워 그림을 그리는데..

보라카이와 잘 어울리는 그 그림 속 분위기에 빠져서 하마터면 하나 사올뻔했다. 지금도 살짝 아쉬운 느낌..

 

여기도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트리 장식도 곳곳에 보인다.

더운 날씨의 크리스마스라.. 늘 춥고 눈내리는 날의 크리스마스만 봐와서인지 뭔가 참 안어울린다 ^^;;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숙소 근처 술집 에픽에 가다. 칵테일 맛도 괜찮고, 늦은 저녁에는 음악을 틀고 클럽과 같은 분위기를 내주기도 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술집.

 

늦은 밤이라 날씨가 선선해져서 야외에서 분위기 내며 칵테일을 한잔했다.

야자수 아래에서 잔잔한 음악 소리와 파도 소리가 이루는 화음을 들으며. 시원한 바다 내음이 나는 바람을 맞으며. 달달한 칵테일 한잔. 아직까지도 너무 그립다...

그 때는 다음 날을 위해서 일찌감치 들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몇 시간 더 분위기 좀 즐기다가 돌아갈 걸' 하는 후회뿐이다.

 

여행에 대한 설레임 때문인지, 보라카이의 해변이 주는 멋진 분위기 때문인지, 잠도 오질 않고 숙소에 들어가 자고 싶지도 않았다.

잠에 들면서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가는 것 같은 느낌. 휴양지 여행이란 이 맛에 오는거다. 일상에서 가지고 있는 무거운 짐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하늘을 붕- 떠다니듯 가벼운 느낌, 꿈만 같은 느낌으로 즐기는 것. 다시 생각해도 행복하다~

 

(다음글 : 2014/02/01 - [Photograph/Abroad] - 보라카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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