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3.

Review/Etc 2013. 4. 7. 22:34

 

 

고등학생 시절 디아블로1 부터 시작해서 디아블로 2 까지.. 학창 시절 동안 얼마나 열심히 디아를 했는지 모른다.

디아블로1 도 재미있게 하긴 했지만 사실 -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되기 전에 잠깐 스쳐지나가듯이 했던 - 그리 중독성이 심하지 않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내가 재수할 적에 등장한 디아블로 2는 당시 한창 호황을 누리던 스타크래프트, 포트리스를 단 번에 밀어내고, 수많은 대입 준비생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재수 초반에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수업 끝나고 학원 동기들과 1-2시간 스타 몇 판, 포트 몇 판을 하는 것으로 풀었었는데. 디아블로 2 가 나온 뒤로는 주객이 전도되어 몇몇 친구들은 수업까지 땡땡이치고 밤늦도록 게임만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붙고도 서울대에 가겠다고 재수를 했던 한 성실한 친구가 디아블로 덕에 성균관대 보다 낮은 대학에 가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뭐..

 

 

잡설은 이만 접고.. 작년에 발매된 '디아블로 3'

디아블로 2가 워낙 팬층이 두텁고 유명했던 만큼, 발매되기 몇 년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며 기다리던 게임이었는데.. 발매 시작부터 발생한 서버 문제와 기대했던 것보다 그리 흥행성이 떨어졌던 탓에 실망감 섞인 욕도 많이 먹었더랬다.

하지만 아무리 뭐라해도 블리자드답게 게임은 잘 만들었다. 디아블로 2의 플레이 스타일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래픽과 게임 인터페이스도 많이 개선되었고, Stats 과 Skill tree 라는 디아블로 2의 주된 요소를 과감히 버리면서도 밸런스도 유지하고 스킬 다양성도 확보하였다는 점은 정말 높이 사고 싶다. (예전에 판박이처럼 100% 똑같은 장비, 똑같은 스킬만 쓰던 디아블로 2의 모습은 탈피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다.)

but. 이런 류의 게임은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동일한 막을 반복해서 도는 단순 노가다로 일관된 점을 그대로 계승해서 여러 온라인 게임들의 퀘스트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 지루함을 안겨주었고 (물론 돈벌이를 지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도입하긴 했다지만, 그 덕분에 디아블로 2에서 앵벌이라고 이야기되던 나름(?) 즐거웠던 작업까지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 100% 완성시키지 못하고 급하게 게임을 출시하는 바람에 디아블로에서 너무나도 큰 축의 하나였던 PvP 기능이 계속 늦어져서 많은 사용자들이 의욕을 잃고 떠나가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PK 라고도 말하던 플레이어간의 싸움은, 앵벌에 더욱 정진할 수 있게 만드는 스트레스의 해소구이자 활력소였는데 말이다.)

 

디아블로 3의 직업은 총 5가지다. 바바리안, 데몬 헌터 (아마존+어세신), 수도사 (팔라딘+어세신), 위치 닥터 (네크로맨서+드루이드), 위자드 (소서리스) 괄호 안은 디아블로 2 에서 유사한 기술을 가진 직업을 매칭시켜봤다.

 

디아에 매진하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만렙 60렙으로는 한계가 느껴지는바.. 결국 정복자 레벨 100렙을 추가로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덕분에 라이트 유저와 하드 유저의 격차는 또다시 엄청나게 벌어졌다.

 

이 중에서 내가 골라서 플레이한 직업은 '위저드'

나는 이런 류의 판타지 게임을 하면 직업은 늘상 마법사를 고르곤 한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일종의 초능력에 대한 로망이랄까..

 

 

간지가 좔좔 흐르는 여자 위저드 캐릭.

 

디아블로 2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 투자와 노력으로 상위권에 진입이 가능했으며, 아이템이 크게 차별화 되있지 않아서 상위권에 들어서고 나면 컨트롤로 극복이 가능한 수준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 덕에 뭔가 지루한 앵벌이를 하면서도 의욕이 불타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점이 아마 디아블로 2의 PvP와 맞물려서 엄청난 중독성을 낳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디아블로 3에서는 아이템 드랍률도 가뜩이나 낮은데다가, 같은 아이템이라도 (심지어는 전설급 아이템까지도) 그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운빨' 이라는 점이 너무 크게 작용을 하게 된다. 대박 아이템 하나 건지면 로또 당첨 되듯, 수십억의 골드를 벌고 그 돈으로 고급 아이템을 한 번에 세팅할 수 있다. 하지만 운빨이 따라주지 않으면, 경매장에서 부러운 마음으로 아이템 구경하는게 전부, 실제 손에 들어오는 건 열심히 주워들인 골드로 남들이 주운 싸구려 아이템을 구매해야하는 현실. 물론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면 그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시간 투자와 좋은 아이템의 획득이 항상 비례하진 않는다는게 함정이다.

결국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도 못하고, 운빨도 좋지 않은 플레이어는 현질 없이는 늘 '중/하수' 에서 머물며 하루하루 게임 의욕을 상실해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나다 ㅠㅠ

 

여기서 나의 허접 캐릭터 공개.

 

 

 

 

힘들게 벌어 모은 골드와 템들로 맞춘 내 캐릭. 괴물 강화 3-4 단계 수준에서 놀고있는 허접 캐릭이다 ㅠㅠ

아이템과 스탯을 보면 답이 나오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공개 게임에서 능력자 한국인들은 허접하다고 같이 게임을 잘 안해주기에, 어쩔 수 없이 말은 안통하지만 나보다 더욱 허접한 중국 분들과 소소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실정. (게임 속에서의 중국분들은 부활도 잘 시켜주고 매너가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접속을 안하다가, 오랜만에 리뷰글용 스샷을 찍을 겸 1.07 패치를 하고 접속했더니 템 가격도 폭등했고, 아이템들이 뭔가 달라졌는지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해졌다. 그래도 이왕 게임을 샀으니, 나중에 PvP 가 나오면 살짝 좀더 즐겨볼까 하는 생각 중.

혹시 누군가 도움을 주신다면.. 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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