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13. 2. 24. 03:48

오랜만의 횡설수설.. 공중보건의 생활,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한가하게 (혹은 무료하게) 흘러갔다. 아쉬운 점은 섬에서의 1주일 단위의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아이러니 하지만) 불가피하게도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서, 무언가 배운 것이라거나 이루어놓은 것 하나 없이 시간이 흘러버렸다는 점. 그리고 지난 시간을 남은 시간으로 만회하기에는 이미 너무 게을러 졌다는 점.

그래도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나마 시작했던 영어, 중국어 공부와 커뮤니티 제작이라도 매진해봐야겠다.

 

-

 

이전에도 언젠가 글에 남겼었지만..

그 동안 살아오면서 사랑 이외의 다른 조건 때문에 사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나를 준비시키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허튼 곳에 돈을 써버리지도 않았고 그렇게 모은 돈을 미래를 위한 곳에 투자하였고, 내 능력을 키워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삶의 수단을 마련했고, 삐뚤어진 사고 방식이나 그릇된 습관을 가지지 않도록 고쳐나기를 나름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래서 누군가가 내 진실된 사랑이라고 느껴졌을 때, 가진 것이 없더라도 오로지 사랑만 바라보고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냉정하다. 투자의 결과를 보고 있자면 '차라리 그 돈을 흥청망청 쓰고 놀 걸' 이라는 안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세상이 진정 나만 좋겠다고 사는거라면 '차라리 학창시절부터 하루살이 인생으로 즐기면서 살 걸' 이라는 황당한 생각도 가져보고, 다들 자기 고집 부리며 이기적으로 살바엔 '차라리 내 생긴대로 반성없이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훨씬 '나' 다웠을까..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냉정한 현실 속에서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있어선 사랑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존재일까... 그냥 그렇게 믿을뿐, 사실 잘 모르겠다.

 

-

 

어렸을 때 '나'의 모습에 대해서 난 참 그릇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늘 '나'는 고립된 사회 생활을 하던 소심한 공상가 였노라고 생각해왔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어릴 적 친구와 주고 받았던 e-mail 백업본을 발견했고 그 후 내 편견은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나는 생각보다 무척 쾌활하고 장난기 가득하며 사귐성 있었던 녀석이었다. (살짝 반 사회적이었던 면도 포함해서, 그리 좋지많은 않았던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때 친했던 많은 친구들이 점차 불량한 길을 걸었기에 내가 상대적으로 그들에 비해서 소심했다는 사실과, 혼자 불량한 길을 걷지 않은 탓에 이후 다른 친구들을 사귀기 전까지 만화와 공상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섞여서 내 과거에 편견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

 

사람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그리고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 역시...

어릴 적 아빠가 지어주신 '놀부'라는 별명.. 그리고 지금 내가 생각해봐도 너무 부끄럽고 못되게 느껴지는 여러 사건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다보면, 참 우스운 이야기지만 내가 이렇게 정상적(?)으로 자란게 스스로도 정말 대견스럽다.

성격이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다는 건, 아직 바꿔야할 만큼 절실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모든게 바뀌게 된 순간에는 늘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껴지고 뼈에 사무치도록 반성을 해야만 했던 일들이 있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순전히 핑계다. 절실함이 느껴질만큼의 사건이 생기는 건 너무 아프니, 절실함이 느껴지도록 고민하다보면 길이 보일테다.

누가 뭐라해도 - 적어도 나는, 성격과 가치관이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도록 살아가는 매 순간 나를 바꾸어가면서 살아야겠다.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작은 흔적을 남겨주세요 :)
블로거에게 큰 보람을 주는
'돈 안드는 구독료'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