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12. 8. 11. 17:54

공보의 생활. 그 동안 한거라곤, 고작해야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섬에서의 생활과 공중보건의로서의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는 것. 지루한 생활에 질려서 무언가를 시작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는 것. 그 이외에는 무언가를 했다거나, 특별히 변화가 생긴 것은 없다.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쌓인 지식들이 절반은 잊혀진 기분.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간, 3년이 지나고 나서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일을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뭔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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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안과에 들를 일이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는데.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며, 편안하게 쉴수 있는 넓은 공간과 컴퓨터, 심지어는 내부에 조그만 커피숍까지 운영을 하고 있으니, 이게 대체 병원인지 카페인지 아니면 종합문화공간인지.. 모르겠다.

여기 병원은 내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병원의 모습과 매우 닮은 것 같다.

상담실의 유리 칸막이, 넓은 접수 공간과 휴식 편의 시설. private한 공간은 지켜주면서, 이렇게 열려있는 느낌, 밝은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점. 참 느끼는게 많다.

하지만 감탄하는 것도 잠시. 개원가가 이만큼 경쟁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그리고 개원가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서는 초기 엄청난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는 걱정이 밀려온다. 나는 어떤 병원을 운영하게 될까, 아니 과연 개원은 할 수 있을까.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일찌감치부터 그 모습을 상상하고 그려놓지 않는다면, 그리고 구체적인 과정까지도 어느 정도 준비해두지 않는 이상, 막상 닥치었을 때는 막막할 뿐 도저히 감이 안올 것 같다. 이병원 저병원 많이 구경을 다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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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칠 만큼 배려심을 가지고, 상대를 위해 희생도 아끼지 않겠다던 내 다짐과는 다르게. 요즘 속이 많이 좁아진 느낌. 마음을 다 알면서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그 못된 심보는 대체 왜인지 모르겠다.

상대방을 바꾸려고 든다는 건, 사랑의 모습과도 맞지 않고, 설령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게 나의 의지로 되어서도 안되는 것. 결국에는 내가 변하느냐 (이해해주느냐) 마느냐의, 나 스스로에 대한 밀고 당기기인데. 이걸 나 자신이 손해본다고 여겨서도 안되고, 내가 우위에 서겠다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서도 안된다. 결국 동등한 위치에서, 상대방을 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 - 일종의 이기적인 사랑을 - 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이해해주기로 마음 먹었으면, 내가 100만큼을 이해해준다고 해서 뭐가 서운하고 안타까울런지.

많이 달라져야 겠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 속에 제대로 횡설수설 한 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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