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10. 2. 22. 00:05

아무 이유가 없는 불안함이란 없으며, 역시 아무 이유가 없는 우울함이란 없다. 감정 변화에 아무런 원인이 없다고 한다면 그건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하는 작은 거짓말일뿐... 사람이란 생각하는 것보다 무척 영리하고 감각적이라서, 굳이 말로 설명하려고 들지 않아도 이해하고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반화시키기에 어려운 이유는 '시간' 과 '관계' 의 개념이 관여하기 때문인데, 이것까지 이야기하자면 너무나 복잡한 문제가 되어버릴 것 같고. 내 생각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관계' 만 바람직하다면, 시간이 문제될 것도 없으며, 오해가 일어날 것도 없으며, 이에 대해 이리저리 변명하려고 노력해보아도 결국은 '관계' 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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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결혼을 전제로 하는 만남은 말이 안된다.
결혼을 하고나서 새로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다고도 하지만.. 십수년을 만난 친구도 '어떤 사람인지 알겠노라'고 단언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얼마 만나지도 못한 사람을 알 수가 있겠어. 이런 불확실함에 내 소중한 인생을 도박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소름끼친다. (정신 병자 같은 직장 동료가 자기 실체를 숨기고 불쌍한 희생양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나면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지 알 수 있을테다.. 더군다나 혼인 빙자가 무죄인 무서운 세상에서 말이다.)
진짜 행복을 원하거든 사랑과 결혼의 선후 관계를 헛갈리지 말아야 한다.
결혼이 문제가 되어서 수년을 사귀었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알고보면 둘 중 하나가 몹쓸 인간이라 애초에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관계 (헤어지기를 잘 한 경우라 하겠다) 였거나, 그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가 사랑과 결혼의 선후 관계를 헛갈리거나 부담스러울 정도로 너무 앞서나간 것 일테다.
결혼 문제가 걱정스럽다고 결혼으로 부담을 준다는 행동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행동인지.. 차라리 몹쓸 인간을 가려낼만한 안목과 경험을 키우는데 힘을 쏟고, 가까이 하고 싶은 좋은 사람을 만나거든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음과 사랑을 한없이 베풀고 관계의 발전을 차분하게 기다려줌으로 자연스레 결혼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결론을 맞이하는게 오히려 현실적이다. 그리고 이게 진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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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사람을 무디게 만든다. 그리고 아픔은 사람을 애정에 대한 갈증에 미치도록 시달리게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아픈 수술을 많이 받은 아기들이 아픔을 얼마나 무덤덤하게 잘 참아내고,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어주는지를 보면 느낄 수 있다. 다만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사실은, 아픔이 사랑마저도 무디게 만들어버린다는 사실이다.
사랑이 너무 무뎌지기 전에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아픈 일은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애정에 대한 갈증으로 인해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지치게 만드는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미소가 남겨진 이후로는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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