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07. 7. 17. 17:21

사람은 항상 필요에 따라서 움직이며, 이런 사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언뜻 드는 생각에 - 필요에 따라서 움직인다고 함은 자신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는 이기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지고 - 왠지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만. 사실 사람이 살면서 취하게 되는 모든 행동 (기본적인 욕구 뿐만이 아니라 사랑과 같은 고차원적인 정신 영역, 희생과 같은 일방적인 행위에서 느껴지는 것들 조차도) 들도 역시 일종의 필요에 의해서 행해지는거니까. 결코 부정적이지 않은 행동,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내게 진심으로 잘해주었을 때, 그런 행동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서 혹시라도 미안함을 느낀다면 그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결코 미워해서도 안되며, 미안해해서도 안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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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물 흐르듯 흘러가야 한다. 이성으로 그를 통제하려고 하거나, 생각으로 그의 흐름을 바꾸려고 한다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닌 것이다. 왜 좋아하냐는 물음에 '그냥-' 이라는 장난처럼 느껴지는 대답이 나오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다만 '아마도 좋아하는 것 같아' 가 아니라 '좋아해' 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따져보다간 결코 진짜 사랑을 할 수 없다. 상황이 사랑을 방해한다면, 환경에 의해 사랑이 흔들린다면, 그리고 타인에 의해 사랑이 변한다면. 이미 애초에 그건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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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기반에 된다면 사람 관계에 있어서 두려울 건 없다. 그래서 믿는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믿는다는 말은 신뢰가 깨지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신뢰를 가진다는 것은 둘 사이에 어떠한 공백이 있어도 믿음을 바탕으로하여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기에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믿지 않는다는 말도 함부로 해선 안되는 것이다. 믿지 않는다는 말은 반대로 나 자신의 입장과 생각만을 가지고 판단하겠음을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상대방을 계속해서 의심하고 오해하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항상 시비와 싸움이 일어날 것임을 의미하는 말이다.
난 믿음이라는 것을 좋아한다. 일단 믿음이 형성되면 그 뒤로는 인간 관계에 있어서 항상 존재하는 팽팽한 긴장감만이 남을 뿐 불길하게 느껴지는 불안감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의심하고 오해하고는 뒤늦게 죄책감을 느끼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믿고 있는 사람들은 내게 변명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 변명을 하지 않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믿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좀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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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정은 자신이 직접 그 상황을 겪게 되었을 때 일어나거나,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동감할 수 있을 때 일어난다. 기쁨이나 슬픔, 행복, 미움, 분노와 같은 복합적이고도 복잡한 감정들은 누군가가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런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었지'하고 동감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이다. 우는 사람을 마주하여도 안스러울 뿐.. 그와 같이 부둥켜 안고 울려거든 그의 상황과 마음이 와닿아야 (동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내가 생각하기엔 사람 사이에 있어서 경험이 많은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없는 표현은 동감을 불러내기 어렵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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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건 추억이 있기에 잊기가 어렵다. 그 얼굴을 계속 마주해야 하기에 잊기가 어렵다. 상황이 이런 상황이라면 잊음으로 가지 못하고, 애정과 한치의 차이 밖에 없는 미움이라는 감정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가. 당장이라도 달려가 말이라도 건네보고 싶지만. 그게 애정이었더라면 용기가 났을텐데, 미련이라고 생각되기에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냥 미움과 다른 느낌이라는 걸 알 수 있을 때는, 미워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하기 어렵다는 것 / 그리고 미워하려니 너무나도 미안하고 슬프다는 것 / 또 미워하려는 내가 너무 밉다는 것. 미워하려고 해도 가끔은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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