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Blah 2009. 6. 19. 13:53

운명적인 만남이란 것은. 참...
세상에 수십억명의 사람이 있고, 이 좁은 우리나라 땅에도 수천만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그 중 수백명 밖에 안되는 사람들을 만났고, 죽을 때까지 평생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봐야 수천명이나 될까. 그리고 각별하게 인간적인 정을 나누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 중 수십명도 안될테다.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가 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의미가 된다는 것. 이런 엄청난 확률로 벌어진 인연임을 생각하면 결코 허투루 생각할 게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만난 인연이다보니 서로에게 가지게 되는 기대와 환상도 생각보다 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쉽게 만난 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게 맺게 된 관계, 아무렇지도 않게 멀어지는 걸 보면 참 가슴 아프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인연을 멀리하는 날 보면 참 어리석게 느껴진다. '아무리 별거 아닌 것 처럼 느껴지는 스쳐가는 인연도 수십만의 확률 속에서 힘들게 만들어진 인연이라고..'
1주, 1달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기는 커녕 소중한 사람들을 챙겨 만나기에도 참 짧은 시간.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만들어나가기에도 참 부족한 시간이다.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다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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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 몰두하여,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시는 얻을 수도 만들 수도 없는 오랜 친구와 그 추억을 잊어버리는 사람도 참 어리석지만. 과거에 얽매여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 소홀히 하고, 추억만 들추어보고 이미 지나버린 과거에의 집착에 빠져있는 사람도 참 어리석다. 결국엔, 그 상처를 '내가 떠안고 가느냐' 아니면 '상대에게 떠넘겨 주느냐' 의 차이인 것 같다.
아니다, 내가 틀린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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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리를 하다가 오랜만에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썼던 일기를 보았다. 3학년 올라온 뒤 수능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날부터 수능 100일 전까지 썼던 일기로, 그냥 하루 느낌과 있었던 일을 3-4 문장 정도로 간단하게 적었었다.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정신없었을 것 같고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했었던 것 같았던 고3 시절에도, 이것저것 생각도 많았고 친구들하고 여러가지로 시간 낭비도 많이했었다.
'오늘 까지만 놀고 내일부턴 반드시 공부에 전념하리라'는 다짐은 어찌 그렇게도 많이 했던지.. 역시 아무 이유 없이 재수를 하게 된 건 아니었나보다.
그리고, 일기를 쓴다는 건 참 즐거운 습관인 것 같다. 지금 당장이야 귀찮기도 하지만, 나중에 수년, 수십년이 흐른 뒤에 내 일기장을 들추어보며 느끼는 즐거움은, 우연히 오래전 숨겨두었던 비상금을 찾게 되었을 때의 기쁨 따위에 비할 바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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