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

Review/Movie 2008. 5. 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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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원작, 영화 'The Mist'

영화는 자욱하게 덮인 안개 속에서 진행된다. 미지의 세계,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게 되면서 개방되어진 뿌연 안개와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괴생명체들. 그리고 그들로부터 오는 불안감과 공포 속에서, 다같이 힘을 합해 위기를 헤쳐나가도 모자랄 판국에 서로 편을 가르고 의심하고 다투는 인간들의 심리와 관계,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며. 주인공 무리는 이러한 고난들을 극복하고 가까스로 탈출하는데 성공하지만 결국 맞이하게 되는 예상치 못한 반전은 정말 당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카모디 부인.. 현실을 극복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사람과 종교뿐이란 걸 절실히 느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러한 믿음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현혹하여 광신도로 만들어가는 종교 이단자 카모디 부인은 사람들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관객들이 가슴 속에 쌓아두고 있었던 분노를 자신의 죽음을 통해 해소시켜주기 위한 중요한 임무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을지..^^;;

위기를 헤쳐가려고 계속 노력하지만, 그들의 용기와 시도는 오히려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오히려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그들의 시도가 성공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 뒤에는 암흑과 죽음.. 더 이상의 도전조차 시도할 수 없게 만드는 절망적인 상황. 그리고 결국 그들이 마지막으로 하게 된 극단적인 선택은,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를 증명해주는 또 하나의 증거 밖에 되지 않았다.
실낱 같던 희망이 진짜 현실이 되는 순간. 인간의 한계를 비로소 느끼게 된다. 사람이 얼마나 작고 어리석은 존재이며, 한치 앞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무지한 존재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다. 신에게 의지하게 되는 건 이러한 이유 때문 아닐까..

어설픈 CG 에 허무 맹랑한 이야기, 허무한 결말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느껴지는게 많은 영화. 신선한 소재와 적절히 유지되었던 긴장감, 그리고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던 결말과 그 여운. 나름 참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궁금했던 건, 이렇게 엄청난 짐을 짊어지게 된 주인공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마트에 남는 걸 선택하였던 구원자를 잃은 광신도 들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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