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의 즐거움.

Diary 2014. 8. 17. 23:39

요즘 재능 기부 차원으로, 저소득층 / 보호 대상자 노인들의 상안검 수술을 해드리고 있다.

원래 여가 시간을 블로깅과 취미 생활로 보내다가, 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래저래 준비할 거리도 많고 챙겨야 될 것들도 많아지면서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즐거움이라고 한다면, 혜택을 받는 분들의 기쁨이 담긴 웃음과 고마움이 담긴 말들이랄까.

 

수술 날에는 긴장을 잔뜩하신 통에 볼 수 없었던 자연스런 모습들이, 수술 후 경과 관찰하는 날에 우수수 쏟아져 나온다.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오셔서는 웃는 얼굴로 뛰어나와 맞이해주시는 걸로 시작해서, 밭에서 키우는 토마토, 옥수수, 참외며 이것저것 챙겨주겠다고 싸들고 오시는 분. 나중에 결혼을 한다거나 개원을 한다거나 좋은 일 있을 적에 꼭 불러달라는 분, 아무리 거절해도 굳이 밥을 대접하고 싶다고 고집부리시는 분, 각양 각색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해주시는 환자분들을 볼 때면... 나또한 감동이다.

 

이런게 바로 세상 사는 즐거움이 아닐까.

내가 해드리지 않았으면, 가난함과 시골의 부족한 의료 여건 속에서 남은 평생을 불편 속에서 지내셨을 시골 어르신들.

'이런 수술 돈있는 서울 젊은이들만 받는거 아니예요~' 라고 쿨하게 말씀드리며 수술을 시작하지만, 수술 준비 부터 수술 정리까지 혼자 도맡아서 하는데다가 두시간여 수술을 마치고 나면 목뒤가 뻑적지근하게 아파오는게 가끔은 '괜히 큰 일을 벌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건 잠시... 고생한 나를 안스러워 하시며 고마워하는 환자 분을 보면 금새 잊혀져버린다.

 

그래서 요즘엔, 이런 풋풋한 시절의 진실된 마음을 내 직업 인생의 끝까지 가져가야겠다는 다짐과 내 한정된 노동력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없기에 느껴지는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좀더 부지런을 떨어서 블로깅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해보자는 생각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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