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꽃시장에 가다.

Photograph/Trip 2014. 3. 30. 10:05

특별한 날을 맞이해서, 양재동에 위치한 꽃시장 (양재 꽃시장, 양재 화훼공판장) 에 들렀다.

그 동안 '언젠간 한 번 가고 말테다'를 수도 없이 되뇌였지만, 꽃을 사고 싶은 날이면 매번 다른 바쁜 일 때문에 기회가 되질 않아서 여지껏 한번도 못가봤던 곳이다. 수많은 꽃들로 가득한 풍경을 상상하며 기대에 가득차서 일분 일초를 서둘렀고, 그 안에서 고심하며 여러 송이의 꽃을 고르고 있을 나를 생각하고 있자니 차를 몰고 가는 길에 웃음이 풋- 터져나왔다.

 

양재 꽃시장을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쭉- 달리는데.. 도착하기를 몇 키로 채 안남기고 급 차량 정체가 시작된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에 서행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뭔가 낮익은 풍경이 펼쳐진다. '아.. 여기 양재 코스트코 근처구나!' 양재 IC 를 중심으로, 서쪽에 양재 코스트코가 있고 동쪽에 양재 꽃시장이 있다. 비교적 찾기도 쉽고 주차장도 잘되어 있어서 차를 가져가기도 좋다.

 

양재동 꽃시장 (양재동 화훼공판장) 입구 모습.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방향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주차장과 비닐하우스들을 지나서 조금 안으로 들어와보면 이렇게 '생화 꽃 도매시장'이 있다.

 

부푼 마음을 품고, 도매 시장으로 급히 달려갔다. 꾹 닫힌 입구와 밖에서 얼쩡거리는 사람들이 뭔가 수상쩍었지만 애써 모른척하며 입구에 도달. 도착해보니 역시나 문을 닫았다..ㅠㅠ 입구에 적힌걸 보니,

'1층 조화 매장은 오후 3시에 폐점 / 2층 생화 매장은 오후 1시에 폐점'

하.. 왜 이렇게 일찍 닫는거냐. 꽃을 사는 것도 상당히 부지런해야지 살 수 있는 거구나... 이미 일하는 날이 아니면 오후 12시 이전에는 집 밖으로 나서지도 못할 만큼 게을러져버렸다. 도착했을 때 이미 생화 매장은 문을 닫은 상태.. 한숨을 쉬며, 맞은편 비닐하우스에 희망을 걸고 발걸음을 돌렸다.

 

입구부터 수많은 화분과 꽃들로 가득차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향기로운 냄새에 자꾸만 눈길이 여기저기로 팔리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선물용 꽃은 없다.

 

수국 화분이 너무 이쁘다. 꽃의 예쁜 정도나 갯수, 묘목의 크기에 따라서 1만원에서 4~5만원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수국 화분이 너무 예뻐서 진지하게 구경하다보니.. 내가 어느새, 예쁜 묘목을 하나 고르고 이를 담아갈 화분까지도 고르고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구매를 포기했다. 그만큼 너무나 예뻤던 화분...

 

비닐하우스 내부를 열심히 구경다니다가, 힘들게 정신을 차리고.. '여긴 화분을 파는 곳이지 선물용 꽃을 파는 곳이 아님'을 깨닫고는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왔다. 비닐하우스가 무척 많고, 실내에 갖은 종류의 수많은 화분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맘만 먹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할 수 있다. 화분에 관심이 있다면, 양재동 꽃시장에 꼭 한 번 들러볼만하다. 화분을 살 생각으로 왔더라면 정말 더욱 재미있게 구경하고 흥정하고 다녔을 것 같다.

 

시장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도매시장이 닫아도 건물 맞은편 쪽에 지하 꽃상가는 연다고 해서 서둘러 찾아갔다.

여기에도 꽃이 상당히 많긴 하지만, 상가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가격도 비교적 세고 입이 떡 벌어질만큼 꽃이 많진 않다.

다음에 도매 시장이 문 열었을 때 꼭 다시 한 번 들러야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지하로 내려가다.

 

 이런 식으로 선물용 꽃과 꽃바구니들을 잔뜩 팔고 있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꽃도 따로 팔고 자유롭게 선택해서 꽃바구니나 꽃다발을 만들 수 있게끔 되어있는 상점들도 많이 있다.

 

이렇게 꽃도 잔뜩 쌓아놓고선 판매를 하고 있다.

역시 도매시장 근처의 꽃가게라서 그런지, 장미 종류도 엄청나고 꽃들이 향기도 좋고 무지하게 싱싱하다.

 

꽃시장 까지 방문한 이유는, 기념일을 맞이해서 너무 크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이쁜 꽃바구니를 만들어 볼 생각이었는데.

도매 시장 내부는 들어가보질 못했기에 그 곳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꽃상점에서도 그런 목적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할만큼 꽃이 많았고 가격도 동네 꽃가게에 비해선 저렴한 편이었다.

 

분홍색 컨셉의 내 꽃바구니. 종업원 분께 부탁해서 서비스 장식 꽃들도 몇개 받아냈다. 이 때 주셨던 풀들에 달린 꽃봉우리들도 물만 열심히 주면 다 필거라고 하셨지만... 물을 열심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우지 못했다. 심지어 꽃을 피울 기미조차도 보이질 않았다. 뭔가 속은 느낌..?

그래도 뭐~ 바구니만 이쁘면 장땡이지!

 

꽃은 정말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한 선물인 것 같다.

비록 꽃의 예쁜 모습과 향기로운 냄새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하지만, 그 마음 만큼은 서로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서 - 나중에 가서는 시들어버린 꽃을 보고도 아름다웠던 추억이 떠올라 - 늘 향기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아름다운 선물인 것 같다.

 

이렇게 직접 양재동 꽃시장에 방문하면서까지 - 이쁘게 만들어진 꽃바구니는, 소기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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