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성 사두증과 헬멧 치료.

Plastic 2014. 2. 7. 22:23

최근 뉴스에 방영되어 이슈가 되었던 두상 헬멧 치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좀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미용 수술을 하는 여성들에게 '당신이 성형하는건 잘못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이러한 점에 있어선 개인의 가치관 문제인데..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그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이 무조건 그르다며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두상 헬멧 치료는 왜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가들 참 귀요미지요? 헬멧 치료를 받는 아가입니다.

헬멧 치료를 받는 아가들을 보면, 교정을 받는 1-2년 동안 머리를 잘 기르지 못하고 머리에 꽃단장도 못하기 때문에, 헬멧에다 색색깔 이쁘게 꾸며주곤 합니다. 헬멧치료도 그렇고, 단장시키는 것도 그렇고, 모두 어머니의 욕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 제가 그 아가라면 나중에 커서 어머니한테 감사드릴 것 같습니다. 이런 귀요미 사진이 남아있는 것도, 그리고 비대칭 없는 아름다운 얼굴을 갖게 해주신 것도 얼마나 고맙겠어요.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어느 누구도 좌우가 똑같이 대칭적으로 생긴 사람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안면 비대칭은 모두들 가지고 있다는 이야긴데, 사실 이런 비대칭이 정상적인 범주 안에 들었을 경우 특별히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별 컴플렉스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가다가 이런 비대칭이 심하게 드러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왼쪽엔 약간의 비대칭이 있는 모델들과, 오른쪽엔 심한 비대칭을 지닌 일반인이 있습니다. 심한 비대칭의 경우 눈에 띄일 정도로 심각하죠. 반안면왜소증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두상의 변형만으로도 이러한 안면 비대칭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그렇다고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평생을 이러한 안면 비대칭으로 인한 컴플렉스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참 슬픈 일입니다.

 

 

 

이제 안면 비대칭이 느껴지시나요? 두상의 기형은 Skull base 의 비대칭적인 성장을 일으키면서 - 이로 인해 중안면의 비대칭적인 발달을 유도하게 됩니다. 위 사진의 모델도 두상과 안면 모두 눈에 띄게 비대칭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안면이 전체적으로 비대칭 구조를 이루게 되면 안면의 중심축도 틀어져 있기 때문에, 골격 구조 전체를 바로잡는 큰 수술을 받지 않는 이상, 연조직에 대한 수술만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합니다.

 

 

아가는 태어나는 과정에서 자궁을 빠져나오면서 유합되지 않은 두개골이 눌리며 변형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형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원래의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사경 (Torticollis) 이 있거나 척추 측만증 (Scoliosis) 이어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린 자세만 취한다거나, 습관적으로 한쪽으로 눕는 아이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의 머리는 아직 골형성이 이뤄지기 전이기 때문에 장시간 한쪽으로 누워있으면 바닥 눌린 쪽이 편평해지는 두상의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자세성 사두증(Positional Plagiocephaly) 이라 합니다.

 

자세성 사두증을 나타낼 경우, 1. 눌린쪽 이마가 도드라지며, 2. 귀는 앞으로 이동하고, 3. 눌린쪽 뒤통수은 편평해지고, 4. 반대쪽 뒤통수 튀어나오는 변형을 유발하며, 두개의 변형에 따라서 안면부도 같이 변형을 유발하게 됩니다.

 

 

 

자세성 사두증과 구분해야 하는 머리 모양의 이상으로는 두개골 조기유합증 (Craniosynostosis) 이 있으며, 두개골의 성장이 모두 이뤄지기 전에 봉합선이 먼저 닫히면서 두개골과 안면의 변형을 유발시키고, 심한 경우 뇌압이 올라가며 생명이나 지능의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이는 수술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자세성 사두증과 육안으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두상이 심한 비대칭이다 싶으면, 헬멧 치료와 관계 없이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위 CT 사진에서는 정상적인 두개골 봉합선이 보이고 있기에 자세성 사두증으로 의심할 수 있으며, 두개골 조기유합증의 경우 정상적으로 보이는 봉합선이 CT 상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치료가 예전에도 없었던 건 아닙니다. 주기적으로 고개를 돌려 재운다거나, 한쪽에 머리를 돌리지 못하도록 해주는 특수한 쿠션을 받쳐주고 놀이기구나 모빌을 반대쪽에 놓아준다거나 하는, 생활 요법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두상의 비대칭이 많이 진행된 경우는 아무리 생활요법을 써도 수면중에는 자연스럽게 머리가 편평한 쪽으로 돌아가면서 비대칭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이러한 예전의 비효율적인 치료에 대한 개선책으로 나온 것이 헬멧치료 입니다. 두상에 헬멧을 씌우고, 자라나야하는 방향으로 헬멧을 깎아서 교정해줌으로써, 정상적인 두개의 성장은 유지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방향을 조절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헬멧 몰딩 교정법 (Helmet molding therapy)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헬멧 치료를 받은 아기의 성장 과정입니다. 자세성 사두증이 눈에 띄게 교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면부도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거의 정상에 가깝게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방송에서 지적한 것처럼,

1. 조기에 두상 변형을 발견하지 못해서, 너댓살의 늦은 나이에 찾아와서 무작정 치료를 받겠다고 하는 경우는 부모님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효율적인 molding 이 되지 않으므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치료 결과는 썩 좋지 않겠죠.

2. 그리고 적당한 수준의 비대칭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더러 그걸 완벽하게 교정한다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미세한 두상의 비대칭을 교정하겠다고 헬멧 치료를 받는 것 또한 돈만 날리는, 부모님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심한 비대칭을 가지고 있는 아기의 경우, 헬멧 치료로 두상을 정상에 가깝게 교정해서 skull 과 skull base, midface 의 정상적인 발달을 유도한다면, 나중에 커서 가지게될 외모 컴플렉스나 이로 인해서 큰 미용수술을 받음으로 들게될 시간과 비용, 고통을 크게 줄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헬멧 치료시 간단한 주의 사항을 올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더운 여름철에는 1시간 가량 착용 후, 5-10분 가량 머리의 땀을 식히고 헬멧을 말려준다.
- 하루 착용시간은 20시간 이상을 목표로 하며, 취침 중에는 반드시 계속 씌워주도록 한다.
- 두피에 가벼운 땀띠나 발적은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때는 피부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 헬멧에 땀냄새가 심할 때는 식용 소다로 헬멧 내부를 닦아주면 탈취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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