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세브란스.

Photograph/Ordinary 2010. 3. 11. 16:26
오래된 사진 하나.
1년차 말, 한창 1년차 생활에 찌들어서 지쳐갈 때쯤 영동 세브란스 병원으로 파견을 나와 있었다. 안타깝게도 당시 픽턴 (Fix-tern) 이 군의관이었기에 혼자서 1-2년차 일을 다 맡아서 해야했고, 밤새 응급실까지 커버하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이 날은 오프 날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을 마무리하다가 보니까 저녁이 늦어져버렸고, 오프 날까지도 병원에서 자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무리해서 집에 갈 생각에 병원을 나섰는데...

운좋게도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최후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당시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병원명을 '강남 (Gang-nam) 세브란스 병원' 으로 바꾸던 중이었고, 그 일환으로 오래도록 병원을 지켜온 '영동 세브란스 병원' 간판을 떼어내고 있었다.
'이 얼마나 역사적인 순간인가' 라는 생각에 사진을 한 장 남겨두었다. 그 때는 왠지 '최후'라는 느낌에 우중충한 사진 느낌이 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름을 바꾸고 리모델링 하면서, 서비스도 개선되고, 의료 수준도 높아지고,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지금 모습을 보면 차라리 밝게 사진을 찍는게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여하튼, 지금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 파견 나와 있다보니, 그 때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게, 기분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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