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

Diary 2008. 6. 25. 00:45

10일여 남은 파견 생활, 5일 남은 오프...
마치 시한부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 사실 돌아가야할 곳이 지옥과 같은 곳도 아니거니와, 내가 평생을 몸담아서 일해야 할 일상과도 같은 곳인데. 왜 이렇게 '죽음' 을 맞이하는 것처럼 안타깝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로 인한 우울증은 이제 도를 넘어서서, 내 생활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지만, 사실은 마음 깊은 곳부터 우울함과 불안함이 나 몰래 슬며시 녹아들어 있었나보다.

그 생활이 마치 '죽음' 처럼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건 일에 휘둘려서 나 이외의 다른 것이라곤 아무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외로운 생활에 내몰려지기 때문인 것 같다. 반달이 지나고 나면 병원 밖으로 부터의 연락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고, 한달이 지나고나면 그 바쁨과 외로움에 익숙해져 약속을 만드는게 어색해지기 시작하더라. 그렇게 되면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뭐든지 궁지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울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어. 정말로, 너무 정이 들지 말았어야 했나보다. 2달도 너무 길고 힘들게만 느껴졌는데, 4달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힘들고 외롭게 살아갈 생각을 하자니...
이렇게 우울증 초기 증상에 빠져들려고 하는 이런 날, 귀찮은 일거리들은 이래저래 늘어만 가고..

잡혀있던 약속이 취소되버리는 바람에, 내 얼마 안남은 소중한 오프날 제대로 바람을 맞게 되면서 더욱더 우울해져 버렸다. 누군가와 고민거리를 나누면서 술이나 한잔 거-하게 했으면 좋았으련만. 이렇게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한 날에는 일이 이래저래 꼬이면서 꼭 주위엔 아무도 없더라고. 참 이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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