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끼.. 몸이 안좋다.

Photograph/Pet 2008. 1. 22. 10:33

치끼가 몸이 많이 안좋다.
내가 예상할 수 있는 질환만 '유방암 4기, 중증 심장사상충, 백내장'.. 나이도 나이인지라 치료도 못받고, 남은 삶을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그래도 팔팔하게 잘 뛰어다녔는데, 요즘에 들어서는 metastasis 가 악화되었는지, 아파서 끙끙 앓고, 뒷다리를 절뚝거리고, 픽픽 쓰러지기도 하며, 밥먹을 때를 제외하곤 개집에 들어가서 잘 나오지도 않는다. 정말 심각할 정도로...

본과 올라온 뒤부터 지금까지의 5년여는 집에 자주 들어가질 못하는 터라, 오랫동안 많이 보질 못해서 기분이 그냥 무덤덤할 법도 한데.. 15년 가까이 가져온 추억 때문인지, 아파하는 치끼를 보면서 옛날 생각도 많이 떠오르고 눈물이 날 정도로 참 슬프다.
아픈 와중에도 주인에게 칭찬을 들으려는 속셈인지 앉으라면 앉으려고 애를 쓰고, 손을 달라면 손을 주려고 애를 쓰고... 아무리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긁어주고 예뻐해줘도 그 이상은 애정을 표현할 길이 없으며, 그 이외엔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기에 참 안타깝고 슬프고 답답하다.

 

'내가 보는 앞에서 죽어버리면, 나도 모르게 참았던 눈물이 울컥하고 쏟아져 나올 것 같으니까, 절대로 내가 보는 앞에서 죽지마-'

'그리고 내가 집에 없는 새- 몰래 죽어버리면, 아끼고 정들었던 가족의 마지막 모습도 지켜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사로잡혀버릴 것 같으니까, 절대로 나 몰래 죽지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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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끼와 딸래미 꼬야의 다정한 투 샷.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든다는게 참 슬픈 이유는.. 내가 나이를 먹는 다는 사실 그리고 어릴적의 순수함을 잃어버린다는 사실보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존재들을 하나하나 잃어버려야만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죽음은 그 무엇보다도 참 슬프다. 상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내가 너무 바빠서, 옆에서 죽음을 지켜보며 좋은 곳으로 가길 빌어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꼭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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