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나야 뭐-

Thought 2007. 10. 4. 01:55

어차피 특별히 할 일도 없는걸 뭘.. 내가 조금 더 시간을 들이고, 고생을 하더라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들 슬쩍 도와주고, 나보다 오프를 소중히 쓸 친구- 일에 신경쓰지 않도록 해서 서둘러 오프 보내주면. 나도 괜히 기분 좋아지고, 친구도 기분 좋을테니..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어..
어차피 몇 분 더 쉰다고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것도 아닌 걸.. 내 여유 부릴 수 있는  몇 시간을 레지던트를 도와드리는 데 쓰면, 내게도 나중에 유용할 경험이 되고, 레지던트에게도 얼마 되지는 않지만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길테니..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어..
어차피 받지 못할거라면 뭐.. 받지 못한다고 주지도 않는 것보단. 받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 속에 충만한 사랑의 느낌 그리고 힘이 되어줄 이야기를 열심히 나누어주고 나면. 상대방도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즐겁고 기운이 날테고, 나도 나의 존재 의미를 찾으며 행복해 할테니..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어..

'어차피 뭐-' 로 시작하는 생각을 주-욱 하다가 보니, 내 요즘 삶이 보이고, 내 요즘 슬픔이 느껴지더니. 가슴이 살짝 찡- 해지다.

그러다가 금새 띠리링- 울리는 콜 소리에 '어차피 뭐 내 인생이 이런 걸, 슬픔조차도 즐겁게 느끼며 살아가야지..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어..' 라고 생각하며, 그 수많은 슬픔들을 한 걸음에 떨쳐내버리고 일을 하러 인턴방 밖으로 나서다.

내 마음이 투사되어 했던 행동과 생각들. 사실은 나 스스로가 참 받고 싶었던 것들일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 지금으로선 참 슬프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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