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인사드리는 날.

Diary 2007. 8. 20. 11:37

오늘은 교수님 인사드리기로 단단히 마음 먹은 날.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했던 이유는, 일산 병원에서부터 영동 세브란스 병원까지의 '머나먼 길'을 교수님이 병원에 계시는 시간에 맞춰서 가야 되었기 때문이다. 미리 교수님이 계심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레지던트 선생님과 카운터 인턴 선생님께 이른 시간에 오프 나가는 걸 허락받고 오후 1시가 조금 안되어서 출발했다.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면, 돌아서서 나오는 길에 드는 기분은 대개 둘 중 하나더라 - 무척 들뜨고 기대되거나, 무척 실망하고 불안해지거나 - 근데 오늘 나오는 길에는 신기하게도 이 둘이 묘하게 섞여서 이도저도 아닌 기분이었다. 일반적으로 교수님께서 보이시던 희망적이거나, 또는 절망적인 반응이 아닌..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가능성도 제시하면서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대비책까지도 제시해주셨기 때문이다. 기분이 썩 나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썩 좋지도 않은, 뭐 그런 기분..
'하긴.. 아무 대안 없이 무대포로 밀어부치는 것보다는 어쩌면 선생님 말씀대로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게 더 현명한 걸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나중 문제고, 일단 시작은 잘 되리라고 확신하고 자신감있게..'

기분 좋았던 건, 영동 세브란스에 가있는 친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혹시나 하고 얼굴이나 보고 가려고 연락해봤는데, 다행히 다들 시간이 맞아서 1시간여 재미있게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올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 나누며 노니 얼마나 즐겁던지... 하지만 그 덕분에 시간 상의 계획에 차질이 좀 생겨서 신촌에 와서는 수차례 삽질을 반복하고, 결국 계획을 수정하기로 결정.
남은 시간은 인턴 방에 눌러 앉아 친구와 이런저런 (해답이 없는) 고민 이야기를 나누다. 같이 이야기 나눈 형님이 해주신 조언들도 그렇고 친구와 함께 나눈 고민들도 그렇고.. 모두 정말 고마웠다. 이렇게 여러 고민 얘기들을 나누다가 보니 다들 우울증에 빠져서 '우울하다-' 는 말만 반복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 자리를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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