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 앓은 지, 4일째.

Thought 2007. 8. 10. 01:18

부비동염을 앓은 지 4일째 되는 날.
이렇게 앓을 정도로 아팠던 적이 5-6살 때 이후론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열이 무척 심해서, 저녁 때부터는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면서 끙끙 앓았고. 어린 마음에 잠도 참아가면서 엄마가 어서 오시기만을 기다렸었다. 늦은 저녁 엄마가 바깥 찬 공기를 한 웅큼 머금고 들어오셨고, 그 시원한 느낌과 엄마 냄새에 마음이 편해져 바로 잠에 빠져들었었다.

오랜만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심하게 아팠다. 새벽 1시가 너머서는 매 시간마다 아파서 눈이 저절로 떠졌다.
하지만 아파서 일어나도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는다, 그리고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걸 나 혼자 참고 이겨내야 했다. 아프다고 투덜댈 수 있는, 위로 받을 사람조차 없다.
이렇게 서글픈 적이 없었다. 진짜 '혼자' 가 되어버린 느낌...

부비동염, 4일째.
통증도 적응되니 꽤나 견딜만 하다. 그리고 혼자인 것도 적응되니 나름 견딜만 하다.
처음엔 '삶은 참 고달프고, 인간은 참 나약하다' 고도 생각했지만, '어지간해서는 쓰러지지 않는게 인간이고, 그래서 고달픈 삶도 살만하다' 로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은, 그리고 생각은 계속 변하는 거니까... 언제쯤이 되서야 '인간은 참 나약하기에, 삶이라는 건 정말 축복이다' 로 생각이 바뀔런지.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작은 흔적을 남겨주세요 :)
블로거에게 큰 보람을 주는
'돈 안드는 구독료'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