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여행- 협재 해수욕장.

Photograph/Trip 2007. 6. 29. 00:21

오늘은 오프날, 할 일도 없고 해서 인턴방에서 빈둥빈둥 거리며, 인터넷과 TV로 시간을 때우다가...
가만히 있으려니 자꾸만 슬픈 생각이 드는 데다가, 이렇게 좋은 날씨에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려니 너무나 속상하고 답답해서, 식당에서 점심을 대충 먹고, 서둘러 카메라 가방 하나 둘러메고 방을 박차고 나오다. 기분 전환이나 할 겸 바다나 가볼까 하는 생각에 - '협재 해수욕장'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그곳을 목적지로 하여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는 길, 이런 저런 생각에 휩싸여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도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흥겨운 느낌도 잠시, 어제밤 미처 풀지 못한 피로를 푼다고 깜박 잠에 들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한 40여분 달렸을까, 살짝 눈을 떠보니 어느새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과연 얼마나 멋있는 풍경일까, 하고 기대 반.
이렇게 우울한 날엔 차라리 사람이 북적북적 많았으면 좋겠는데, 하고 걱정 반.
혼자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 외로움을 떨쳐보려고 노래도 흥얼거리면서.. '아이 참.. 마주치는 사람들은 이렇게 혼자 슬픈 얼굴로 돌아다니는 나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부끄러워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저 혼자 사진찍으러 온 척, 그냥 태연한 척..

바다 도착, 한적하고 너무 멋지다. 연인이 사랑 얘기하며 해안가를 걷기에 딱 적당하겠다.

 


그래서인지 연인의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부러움을 억지로 떨쳐보려고 열심히 사진기 셔터를 눌러보지만 쉽지 않더라.

그래서 1시간 여, 바다 공기 주욱 들이키고, 바닷물에 손 한번 담그어보고, 바다 바람에 몸을 푸욱 적시고선, 귀가.

 

 



돌아오는 길, 이런 저런 생각을 너무나 했더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서, 머리 속에서 생각을 놓아버렸다. 잠도 오지 않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학생들로 가득한 버스 안에서 그냥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병원으로 돌아왔다.
썩 즐겁지는 않았지만, 후회스럽지도 않았던 홀로 여행. 외롭고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나름 좋았다.
두번째 홀로 여행은 사람들 많은 곳을 골라 자연과 사람 구경을 같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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